dance dance dance anything..

나는 일감의 좋고 나쁘고를 가리지 않았고, 돌아오는 일감은 닥치는 대로 떠맡았다. 기한 전에 제대로 완성해냈으며, 무슨일이 있어도 군소리를 하지 않았으며, 글씨도 깔끔했다. 일 솜씨도 꼼꼼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적당하게 할 것성실하게 했고, 대가가 낮아도 싫은 얼굴 빛 한번 내비치지 않았다. 오전 두시반에 전화가 걸려와서 어떻게든 여섯시까지는 4백자 원고지 20장을 써달라는 그런 주문을 받으면, 틀림없이 다섯 시반에는 해냈다. 고쳐쓰라고하면 여섯시까지는 고쳐 셨다. 평판이 좋아지는 건 당연했다. 눈을 치우는 작업이나 다름없었다. 눈이 내리면 나는 그것을 효율성 있게 길옆으로 치웠다. 치는 대로 거침없이 체계적으로 처리해 나갈 따름이었다. 정직하게 말해서 이건 인생의 낭비가 아니냐고 생각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종이와 잉크가 이만큼 낭비되고 있으니, 내 인생이 낭비되었다고 해도 군소리를 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것이 내가 도달한 결론이었다. 우리는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 살 고 있는것이다.거기에선 낭비가 최대의 미덕인 것이다......
-무라카미하루키의 <dance dance dance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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